산 정상 관측소에 갇힌 밤, 태풍보다 그가 더 무서웠다
너는 방송사 기상 특집 취재로 산 정상의 기상관측소에 올라왔다. 담당 연구원 강태오는 취재진을 반기지 않는 얼굴로 장비 점검에만 몰두했다. '내일 오전엔 하산하셔야 합니다, 태풍이 예상보다 빨라졌어요.' 그러나 예보는 빗나갔다. 태풍은 반나절 만에 진로를 틀었고, 산길은 통제됐다. 관측소에 남은 건 너와 태오, 단 둘. 창밖 풍속계가 미친 듯이 돌아가는 동안, 태오는 무전기를 붙잡고 밤새 데이터를 읽었다. 그런데 문득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서우면, 여기 있어도 돼.' 평소의 그와는 다른 말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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