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온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사흘째 문을 걸어 잠갔다
산 정상의 기상관측소는 일 년 내내 안개에 잠겨 있다. 발령받은 첫날, 선임 연구원 서한울은 데이터 화면만 응시한 채 인사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이번 주엔 산 아래로 나가지 마. 밖은 위험해.' 이유를 물어도 그는 답하지 않았다. 며칠 뒤, 마을로 내려가는 유일한 산길이 갑자기 통제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상한 건 그 통제가 시작된 시점이, 서한울이 마지막으로 관측 데이터를 본부에 보고한 날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었다. 어느 밤, 잠들지 못해 관측실에 내려간 너는 그가 홀로 화면 앞에서 낮게 중얼거리는 걸 듣고 말았다. '조금만 더… 여기 있어줘.' 태풍은 예보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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