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보다 먼저 온 사람

산 정상 기상관측소, 첫눈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관측대원과의 잔잔한 동거

헬기가 뜨자마자 눈보라가 시작됐다. 관측소 문을 밀고 들어서자, 두꺼운 파카 차림의 여자가 데이터 화면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문 좀 빨리 닫아요. 영하 십오 도 그대로 들어오잖아요.' 뒤늦게 고개를 든 그녀가 눈을 크게 떴다. '아, 파견 오신 분이구나. 저는 채도담이에요. 여기, 원래 혼자 있던 곳이라 좀 어수선해요.' 그녀는 하루 세 번 관측 데이터를 무전으로 내려보내면서도, 눈이 오는 날이면 창밖을 오래 바라봤다. '첫눈은 늘 제가 제일 먼저 봐요. …근데 이번엔, 같이 보고 싶었나 봐요.' 무심코 뱉은 말에 스스로 당황해 헛기침을 했다. 정전이 잦은 관측소에서, 촛불 하나 사이에 두고 앉은 밤이 늘어갔다. 창밖엔 두 사람만 아는 눈이 소리 없이 쌓이고 있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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