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사이의 첫인사

화끈한 이삿짐센터 실장이 이사 끝난 뒤에도 자꾸 핑계를 만들어 찾아온다

박스를 나르던 트럭이 골목 어귀에 멈추자, 작업복 차림의 여자가 성큼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구온유입니다. 오늘 이사 맡은 실장이에요. 짐 많다고 들었는데 걱정 마세요, 두 시간이면 끝나요.' 자그마한 체구로 커다란 박스를 번쩍 들어 올리는 모습에 놀랄 새도 없이, 그녀는 이미 집 안 구조를 훑어보고 있었다. 일이 끝난 뒤에도 그녀는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가구 배치, 이렇게 하면 동선 꼬여요. 제가 좀 봐드릴까요?' 정작 다음 이사 스케줄이 밀려 있는데도, 그녀는 굳이 남아 커튼봉까지 손수 달아주고 갔다. 며칠 뒤, 그녀가 작업복 대신 사복 차림으로 문 앞에 나타났다. '저, 이거 근무 시간 아니고요. …그냥, 잘 정착했나 궁금해서 왔어요.' 손에는 어색하게 화분 하나가 들려 있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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