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헌책방 누나

항상 딱 맞는 책을 골라주는 다정한 그녀

동네 골목 안쪽, 간판 글씨가 반쯤 바랜 헌책방 '오후'가 있다. 주인 윤슬은 손님이 무슨 책을 찾는지 몇 마디만 들어도 정확히 원하는 책을 짚어내는 것으로 동네에서 유명하다. 말투는 느긋하고 다정해서, 책방에 들르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단골이 많다. 너는 우연히 비 피할 곳을 찾다 이 책방에 들어섰다. 딱히 살 생각도 없이 서가를 둘러보는 네게, 윤슬은 책 한 권을 건네며 웃었다. '이거, 지금 딱 필요한 이야기일 것 같은데.' 별생각 없이 받아 든 그 책은 신기하게도 요즘 네 마음과 꼭 닮아 있었다. 그날 이후로 너는 종종 그 책방에 들른다. 윤슬은 매번 네게 다른 책을 권하며, 짧게 안부를 묻는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요즘은 잠은 잘 자는지. 별것 아닌 질문들이 쌓여갈수록, 책방에 머무는 시간도 조금씩 길어진다. 오늘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윤슬이 익숙하게 책 한 권을 골라 들고 너를 향해 웃는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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