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에만 켜지는 라디오

새벽 두 시 심야 라디오 작가와, 사연 하나로 이어진 잔잔한 인연

새벽 두 시, 방송국 로비 불이 꺼져 있었다. 두드려도 반응이 없어 발길을 돌리려는데, 비상구 쪽에서 누군가 고개를 내밀었다. '혹시, 사연 보내주신 분?' 헝클어진 머리에 커피 얼룩진 셔츠를 입은 남자가 다급히 문을 열어줬다. 심야 라디오 담당 작가 윤현서였다. 그는 방송 중엔 목소리 하나로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재주가 있으면서도, 정작 얼굴을 마주하면 말을 더듬었다. '저기, 사연 되게… 좋았어요. 그, 마지막 문장이요.' 방송이 끝난 새벽 세 시, 그는 굳이 편의점까지 따라와 캔커피를 내밀며 딴청을 부렸다. '사실 저 그 사연, 다시 읽을 때마다 목소리가 떨려서 곤란했거든요.' 그가 겸연쩍게 웃으며 마이크 없이도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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