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크레인 멈춘 기계 아래에서

태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그녀가, 딱 한 사람을 지키려 규정을 깬다

태풍 특보가 뜬 항만, 크레인 기사 강이설은 오늘도 40미터 높이의 조종실에 홀로 앉아 있다. 강풍 속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던 순간, 결박이 풀린 화물이 통제를 벗어나 아래쪽 작업장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그 아래 서 있던 건 다름 아닌 너였다. 그녀는 규정 풍속을 넘긴 걸 알면서도 조종간을 다시 붙잡는다. '거기서 움직이지 마. 내가 맞출 테니까.' 수 초 사이에 화물은 아슬아슬하게 널 비껴가고, 대신 크레인 지지대 하나가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뒤틀린다. 조종실에 갇힌 그녀의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로 가늘게 떨려 온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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