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반장님이, 좁은 분류대 위에서 유독 너에게만 손을 겹친다
밤 열 시, 우편집중국 분류실은 손글씨 주소를 판독하는 소리로 가득하다. 기계가 못 읽어낸 우편물만 따로 골라내는 하유리는, 흘려 쓴 글씨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는 예리한 눈을 가졌다. 신입인 너를 옆자리에 앉힌 첫날,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못을 박는다. '여기서 한 통 놓치면, 누군가의 하루가 늦어져.' 좁은 분류대 위, 손끝이 스칠 때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음 우편물을 집어 든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둘 사이의 거리는 점점 좁아지고, 그녀의 시선은 우편물이 아니라 자꾸 너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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