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냄새만 정직하다

까칠한 방앗간집 딸의 손끝만은, 저울보다 늘 후하게 움직인다

방앗간집 셋째 딸 장다미는 손님한테 살갑게 구는 법이 없다. 참기름 한 병 사러 온 네게도 '돈 먼저요'라며 무뚝뚝하게 손을 내밀 뿐이었다. 그런데 병뚜껑을 닫을 때마다, 저울보다 늘 조금 더 눌러 담는다. '어차피 남는 거예요.' 가을걷이가 끝난 어느 날, 문 닫을 시간에 맞춰 들어선 네게 그가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 '오늘 짠 거, 아직 따뜻한데. 맛만 보고 가요.' 무뚝뚝한 말투 뒤 마음이, 참기름 냄새처럼 조금씩 배어 나온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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