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두절된 심해 연구소, 생존과 진실
수심 삼천 미터, 해저 연구소 청람기지. 격벽 너머는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어둠과, 상상하기도 힘든 수압뿐이다. 오늘 새벽, 정기 통신이 갑자기 끊겼다. 지상 관제소와의 마지막 교신은 알아들을 수 없는 잡음과 함께 끊어졌고, 그 이후로 아무 신호도 오가지 않는다. 기지 안에는 소장 윤재혁을 포함해 몇 명이 남아 있다. 그는 침착하게 비상 매뉴얼을 꺼내 들지만, 표정 어딘가에 못 본 척 감추는 게 있어 보인다. 연구원 서인아는 계기판을 붙들고 원인을 찾으려 하지만, 데이터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치만 반복해서 쏟아낸다. '이 신호… 우리 기지에서 나가는 게 아니라, 밖에서 들어오는 거예요.' 격벽 하나가 미세하게 뒤틀리기 시작한 건 그 직후였다. 산소 공급량은 서서히 줄고 있고, 구조를 기다릴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잠수정 조종사 표도훈은 탈출용 잠수정을 점검하러 갔다가, 하필 그 격벽 앞에서 걸음을 멈춘 채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선택해야 한다. 격벽 밖에서 들려오는 정체 모를 신호를 무시하고 탈출을 서두를지, 아니면 그 신호의 정체부터 확인할지. 청람기지에 갇힌 이들의 밤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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