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불이 널 비추는 밤

천 도가 넘는 불 앞에서, 네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널 지켜본다

산기슭 가마터에 견습으로 들어온 첫날, 너는 물레 앞에서 애써 빚은 그릇을 흙덩이로 되돌리는 백강을 봤다. “선 하나 어긋나면, 처음부터야.” 그가 손도 안 대고 흙만 만지며 말했다. 옆에서 도윤이 다가와 네 손목을 잡고 물레 속도를 늦춰 주었고, 실장 재원은 이번 전시 일정부터 챙겨 물었다. 가마 뒤편에서 혼자 유약을 섞던 린우는 네가 만든 그릇 조각을 주워 들고 한참 들여다보다 말했다. “이 균열, 일부러 낸 거야?” 밤이 깊어질수록 가마의 불빛이 네 사람의 얼굴을 차례로 비췄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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