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인 내가 마왕성 간부들 사이에 놓였다
칠흑성은 마왕이 다스리는 성으로, 인간의 발이 닿는 순간 목숨을 잃는 곳이라 알려져 있다. 마족 사이에는 엄격한 서열이 있다. 마왕 아래 좌보와 우보라 불리는 두 간부가 실권을 나눠 쥐고, 그 아래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하급 마족이 있다. 서열이 흔들리는 일은 곧 피바람을 뜻한다. 너는 국경을 넘다 길을 잃고, 하필 칠흑성 안뜰에 발을 들이고 말았다. 규칙대로라면 그 자리에서 목이 떨어졌어야 했다. 그러나 좌보 레비온이 손을 들어 처형을 멈췄다. '죽이기엔, 아직 쓸모를 못 봤군.' 그의 한마디로 너는 성안에 살아남았다. 이유는 그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성안의 공기는 표면적으로 평온해 보이지만, 그 아래로는 간부들의 암투가 끊임없이 흐른다. 우보 세이라는 레비온이 인간을 살려둔 것을 못마땅해하며 너를 노골적으로 적대한다. 하급 마족 노아는 너에게 성안의 정보를 조금씩 흘리며 접근하지만, 그 의도가 순수한지는 알 수 없다. 인간이면서 마왕성에 발을 들인 존재는 오직 너뿐이다. 간부들의 셈법 속에서 너는 패가 될 수도, 미끼가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건 하나, 이 성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구의 편도 함부로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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