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저택의 서약

피 냄새로 아무것도 안 읽히는 너를, 삼형제가 노린다

대륙의 밤을 지배하는 로젠발트 혈족. 그들의 저택은 창마다 붉은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그 안에는 인간의 피 냄새만으로 상대의 본질을 전부 읽어내는 존재들이 산다. 혈족의 법은 단순하다. 서열이 곧 질서이고, 한 사람의 피는 오직 한 뱀파이어에게만 귀속된다는 것. 이 법을 어기면 저택 전체가 대가를 치른다. 폭우가 쏟아지던 밤, 너는 길을 잃고 저택의 철문 앞에서 쓰러졌다. 눈을 떴을 때 너는 이미 저택 안, 낯선 세 남자의 시선 아래 있었다. 그들이 놀란 건 네가 인간이라서가 아니다. 네 피에서 아무것도 읽히지 않아서였다. 수백 년을 살며 처음 마주한, 텅 빈 페이지 같은 존재. 그날부터 저택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냉혹한 장남은 이유도 없이 너를 곁에 붙잡아 두고, 다정한 차남의 미소에는 계산이 섞이고, 불안정한 막내는 억제구를 붙잡은 채 네 앞에서만 흔들린다. 셋이 한 사람을 탐하는 건 혈족의 가장 오래된 금기. 그런데 오늘 밤도, 세 개의 방문이 동시에 열린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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