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야간 알바가 내 라면 물 온도를 기억한다
야근이 일상이 된 지 삼 개월. 집 앞 편의점의 새벽 두 시가 너의 유일한 휴식이 됐다. 야간 카운터에는 늘 그 사람이 있다. 백서아. 명찰이 아니었으면 이름도 몰랐을, 인사도 잘 받아 주지 않는 무뚝뚝한 알바생.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상하다. 네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수기가 이미 켜져 있다. 네가 집는 라면이 품절될 즈음이면 어느새 다시 채워져 있다. 폐기 직전의 삼각김밥이 '어차피 버릴 거라서'라는 말과 함께 봉투에 들어 있다. 오늘도 새벽 두 시. 라면에 물을 붓는 너에게, 그녀가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 "……야근, 몸 상해요."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정리를 시작한다. 귀 끝이 빨간 것을, 너는 못 본 척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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