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태울 때마다 그는 한 걸음 다가오고, 가족은 그를 기억하기 시작한다
네 식구가 오래된 한옥 오소헌으로 이사한 날, 맏딸 정보늬는 필름 카메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인화된 사진에는 다섯 명이 서 있었다. 마당 끝, 다정하게 웃는 낯선 남자. 사진을 태우고 다시 찍어도 그는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한 걸음씩 가족 쪽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동생이, 하나둘 그를 '원래 있던 식구'로 기억하기 시작했다. 보늬만이 그가 누구인지 모른 채 버티는 지금, 그녀가 옛 사진들을 맡겨둔 사람은 대학 동기인 당신뿐이다. 이 집 바깥에 있는 당신의 사진 속에서, 정씨네는 아직 네 식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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