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이 백여덟을 채우지 못한 새벽에는, 법당 문을 열어줘야 한다
마음을 크게 다치고 들어간 검은재 중턱의 작은 암자, 묵연암. 그곳의 젊은 승려 무운은 매일 밤 법당에서 백여덟 번의 절을 올린다. 새벽마다 법당 문 바깥에서 나무를 긁는 소리가 나는데, 무운은 놀라지도 않고 담담히 말한다. 절을 다 채우지 못한 날은, 문을 열어드려야 한다고. 당신이 위로 삼아 곁에서 함께 절을 올리기 시작한 날부터 긁는 소리는 두 번씩 나기 시작했다. 문밖의 것이 이제 두 사람 몫을 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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