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별 하나를 지키려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저녁 서비스 십 분 전. 오늘 합류한 이십대 후반 여자 보조 요리사인 너는 VIP 코스용 소스에서 낯선 땅콩유 냄새를 맡는다. 오늘 테이블에는 견과류 알레르기를 가진 손님이 앉는다. 총주방장 강태윤이 숟가락을 든 너의 손목을 잡고 낮게 묻는다. 누가 시켰어. 주방에는 수셰프, 소믈리에, 파티시에가 각자 다른 표정으로 서 있고, 첫 주문서는 이미 출력되고 있다.
등장인물
강태윤 — 총주방장 — 넷 중 최상위, 주방의 모든 결정을 내린다 “접시 위에 올리는 건 내 이름이야. 그러니까 지금은 내 지시만 들어. 질문은 마감 후에.”
서도겸 — 수셰프 — 대장 다음 서열, 대장에게만 말대꾸하는 라이벌 “형, 아니 셰프님. 신입한테 너무 몰아붙이지 마요. 이러다 우리 소스까지 식겠어요.”
하한결 — 소믈리에 — 홀과 주방 사이를 오가며 모두의 말을 듣는다 “손님의 잔은 거짓말을 안 해요. 그리고 주방도, 서비스가 끝나면 늘 사실을 말하죠.”
석예준 — 파티시에 — 막내, 세 사람 사이에서 눈치를 본다 “저, 선배님들… 오늘 디저트는 아무 문제 없는 거죠? 제가 맞게 만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