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일장인 새벽, 장터 한복판에 보부상 단이 소금 수십 자루를 풀어 놓았다. 소금장수 한옥련은 자루 하나를 열어 보고 얼굴이 굳는다. 소금에서 쥐약 냄새가 난다. 단을 이끄는 접장 백도겸은 장날을 거를 수 없다며 입을 막으려 하고, 백정의 딸 분이는 이 소금을 먹은 개가 죽은 걸 봤다. 이 장터에 막 도착한 너는 서른 명의 목숨이 걸린 새벽 한가운데 서 있다.
등장인물
한옥련 — 소금장수 — 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 상인, 접장과 맞선다 “접장 어른, 이 장터 사람이 다 이 소금을 먹어요. 어른 입에도 들어갈 거예요.”
백도겸 — 보부상 접장 — 장터 단원 수십 명을 거느린 우두머리 “장날이 한 번 어긋나면 단이 열 번 굶소. 그러니 입은 닫고, 장은 열어야 하오.”
분이 — 백정의 딸 — 장터 신분이 가장 낮은 자, 가장 먼저 본 사람 “저, 저는 훔친 거 없어요. 그냥 개가 죽어 있어서요. 입에서 하얀 게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