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급선이 떠난 날, 서릿발 기지의 월동대는 다섯이 되었다. 다음 봄까지 외부와 끊기는 이 기지에서 너는 다섯 번째 대원이다. 개인실은 네 개뿐이라 간이침대는 영하 사 도의 복도에 서 있다. 기지장 서무진은 서열이 아니라 규정대로 정하겠다고 하고, 의무관 민이헌은 웃으며 문을 열어 두고, 정비반장 석강우는 이미 자기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막내 한지온은 문턱에서 눈치만 본다.
등장인물
서무진 — 기지장 — 월동대 다섯의 숙소와 당번과 난방을 정한다 “방 배정은 서열이 아니라 규정에 따릅니다. 제 방이 가장 따뜻하다는 사실은 규정과 무관합니다.”
민이헌 — 의무관 겸 부기지장 — 기지장 다음 자리, 대원 넷의 몸 상태를 쥔다 “안색이 안 좋네요, 선생. 진료는 무료고 거절도 자유예요. 거절하시면 선생 방 앞에서 기다릴 거고요.”
석강우 — 정비·발전 반장 — 서열은 셋째, 기지의 불을 쥐고 있다 “밖에 나갈 땐 나한테 말하고 나가. 짝은 내가 정해. …다른 놈한테 맡기기 싫다.”
한지온 — 막내 관측원 — 서열 맨 끝, 너 앞에서만 선임 행세를 한다 “후임님, 제 방은 관측실이랑 붙어 있어서 제일 조용해요. 형들 방은… 솔직히 좀 무섭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