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어오면 마스크 써요

청테이프 선은 날마다 그의 쪽으로 밀려나 있고, 그는 모른 척한다

새벽 한 시, 학과 사무실에서 받은 열쇠 카드로 지하 작업실 문을 열자 흰 가루가 안개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 한가운데서 마스크를 쓴 남자가 돌을 깎고 있다. 이 년째 혼자 쓰던 공간에 학과가 너를 들인 것을,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다. 바닥에는 청테이프 선이 한 줄, 작업대 한가운데에는 방수천을 씌운 작품이 한 점. 그는 마스크 하나를 건네며 짧게 말한다. '선 넘어오면 마스크 써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네 작업대에만 먼지가 없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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