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가 줄어들수록, 사람도 변한다
은하 정기 여객선 테라리움호는 원래 12일이면 도착할 항로를 따라 순항 중이었다. 그러나 항로 중간의 잔해 지대, 선원들이 '묘지대'라 부르는 구역을 지나던 중 정체불명의 충격을 받았다. 항법 장치와 통신탑이 동시에 나가면서 배는 항로를 잃었고, 선장을 포함한 지휘부 절반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남은 사람들은 급히 '생존위원회'를 꾸렸다. 산소 재생 장치는 절반만 작동했고, 배는 구역별로 산소를 배급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1구역인 기관실과 조종실부터, 가장 낮은 4구역인 화물칸 승객까지. 등급이 낮을수록 숨 쉬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뜻이었다. 너는 이 배의 승객이다. 원래는 3구역, 그저 그런 등급의 표를 샀을 뿐인데 사고 이후 배정이 뒤바뀌어 지금은 4구역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산소 배급까지 남은 시간은 길어야 사흘. 그 사흘 안에 등급을 바꾸거나, 구조 신호가 닿거나, 아니면 답을 찾아야 한다. 수석 기관사 한이든은 사고 당일 기관실에 있었던 몇 안 되는 생존자다. 그는 사고의 원인을 안다는 듯 입을 다물고 있고, 부선장 서은교는 규정만이 모두를 살릴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 보안대장 노시혁은 사고 이후 유독 너를 의심의 눈으로 본다. 산소가 줄어드는 배 안에서, 진실을 캐는 일과 살아남는 일 중 무엇이 먼저인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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