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없는 생존자

등급도 없는 너에게, 그가 배급표를 몰래 얹는다

삼 년 전, 하늘이 잿빛으로 무너져 내린 밤 이후 도시는 다섯 구역으로 쪼개졌다. 담장 밖에는 재의 안개 속에서만 움직이는 것들이 어슬렁거리고, 담장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생존 서열'이라는 이름의 등급으로 다시 줄을 섰다. 1급부터 5급까지, 등급이 낮을수록 배급표에 찍히는 숫자도 작아진다. 너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다. 서류가 불타 사라진 탓에 이름도 등급도 남지 않았고, 배급소 앞에 줄을 서도 표를 받을 자격조차 없다. 굶어 죽는 게 순리인 자리에서, 마지막 남은 칠 번 배급소의 관리자는 매일 저녁 장부에 없는 표 한 장을 몰래 네 손에 쥐여 준다. 규율을 어기면 그 대가는 관리자 자신의 목숨이라는 걸, 그도 안다. 그런데도 그는 매일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오늘도 배급소의 철문이 열리고, 줄지어 선 사람들 사이에서 네 이름이 아니, 네 얼굴이 불려 나간다.

등장인물

#생존 #종말 #세계관 #극한 #배급소 #긴장감 #현대 #잿빛도시의배급규율 #네온오리지널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