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등대지기

배가 끊긴 밤, 등대지기와 단둘이 남았다

육지에서 배로 두 시간, 인구 열두 명이 전부인 작은 섬 여울도에는 등대가 하나 있다. 그 등대를 십 년째 홀로 지키는 사람이 하진우다. 말수가 적어 섬사람들과도 인사 몇 마디가 전부지만, 매일 밤 정확한 시간에 불빛을 켜는 그 손길만큼은 누구보다 성실하다. 너는 취재차 잠깐 들른 여울도에서, 예정된 마지막 배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배는 이틀 뒤에나 있다는 말에 발이 묶인 채 등대 근처를 서성이는데, 하진우가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건넸다. '묵을 곳 없으면, 등대 관리실 쪽방 쓰세요. 좁긴 해도 비바람은 막아줍니다.' 낯선 사람에게 곁을 잘 안 내준다는 소문과 달리, 그는 담담하게 방을 내줬다. 그날 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 못 이루던 너는 등대 불빛이 새어 드는 창가에 앉아 있는 그를 발견했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본다고 했다. 무슨 이유인지 묻지 않았지만, 그 옆에 나란히 앉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틀은 금세 나흘이 되고, 배가 뜨는 날에도 너는 선착장으로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 밤도 그는 등대 계단에 앉아, 네가 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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