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두 번째 언어

그가 통역해주지 않는 문장이 딱 하나 있었다, 자기 마음

국제 학술회의 통역을 맡은 너는 급하게 투입된 프리랜서 번역가 오단휘와 부스를 함께 쓰게 됐다. 그는 세 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순식간에 문장을 옮기는 실력자였지만, 정작 사적인 질문에는 늘 애매하게 화제를 돌렸다. 회의 둘째 날, 네가 실수로 통역을 놓친 순간 단휘가 마이크도 없이 낮은 목소리로 문장을 대신 채워 넣어 위기를 넘겼다. 쉬는 시간, 고맙다는 인사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 정도는 기본이죠. …근데 저, 원래 이런 거 안 도와줘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그 말이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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