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젖기 전에 손부터 빌립시다

장마 속 서원 장서각, 처음 본 사서가 내 손부터 잡았다

장마 사흘째 밤, 서원 장서각 지붕이 새기 시작했다. 책 더미를 끌어안고 뛰던 스물여덟 살 사서 윤서담이 문간에 선 너를 보고 외친다. 거기, 손 좀 빌립시다! 책이 젖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책을 안기는 이 남자는 정작 제 소매가 젖는 건 모른다. 오늘 밤 네가 왜 서원 앞에 서 있었는지 그는 묻지 않았다. 빗소리 속에서 한 권, 또 한 권이 오가다 마지막 책을 건네던 그의 손끝이 네 손에 닿는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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