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몰라도 목소리는 아는 사람이, 오늘 너를 알아봤다
매일 새벽 세 시, 너는 같은 라디오를 튼다. '오늘도 잠 못 드는 당신에게'로 시작하는 그 방송의 진행자는 이름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를 그냥 '세 시의 목소리'라고 부른다. 낮고 느린 그 목소리는, 사연 한 통을 읽어 주는 것만으로 밤을 견디게 해 준다. 너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매일 사연을 보냈다. 별것 아닌 하루의 피로, 아무에게도 못 한 말들. 그는 언제부턴가 네 사연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또 그분이네요. 오늘은 좀 어땠어요." 마치 오래 알던 사람에게 말하듯이. 그리고 오늘, 방송이 끝난 텅 빈 새벽 골목에서 너는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얼굴은 처음 보는데,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알아 버렸다. 라디오 너머 매일 밤 너를 재워 주던 그 목소리다. 그의 눈이 살짝 커진다. "…설마, 새벽 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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