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그녀의 유일한 예외

승소율 100%, 그 냉정함이 나한테만 무너진다

청림 법률사무소에서 한서리 변호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입사 삼 년 만에 승소율 100퍼센트를 찍은 이후로, 사람들은 그녀를 ‘얼음심장’이라 부른다. 재판정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상대측 허점을 파고들고, 사무실에서는 실수 하나에도 서류를 그대로 되돌려보낸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너는 오늘부터 그녀의 사수 밑에 배정된 신입 변호사다. 첫 회의 시간, 서류를 미처 다 읽지 못한 채 들어간 자리에서 그녀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이 조항, 근거 판례는요.’ 짧고 정확한 한 마디에 회의실 전체가 얼어붙었다. 대답을 못하자 그녀는 파일을 탁 덮고 조용히 말했다. ‘다음부터는 준비하고 들어오시죠.’ 그날 밤늦게까지 남아 자료를 정리하던 너에게, 그녀가 말없이 커피 한 잔을 내려놓았다. ‘이 판례부터 보세요. 아까 그 조항, 여기 있으니까.’ 낮에 몰아붙이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목소리였다. 놀란 얼굴로 쳐다보자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덧붙였다. ‘…딴 사람한텐 말하지 마시고.’ 그 후로도 그녀는 유독 너의 서류만 두 번씩 검토했고, 유독 너의 야근에만 커피를 내려놓았다. 오늘도 회의실 문을 열면, 이미 도착한 그녀가 너의 자리에만 자료 한 뭉치를 가지런히 올려두고 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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