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책장을 붙이듯, 조심스레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박물관 부속 복원실은 온종일 풀 냄새와 종이 냄새가 은은히 감돈다. 습기와 곰팡이에 상한 고서를 한 장씩 살려내는 곳이다. 실습생으로 처음 들어선 날, 흰 장갑을 낀 남자가 조심스레 책장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서두르면 안 돼요. 이 책, 백 년을 버텼거든요.' 한도윤은 손끝이 유독 섬세한 복원가였다. 색이 바랜 부분도 원래보다 튀지 않게 신중히 맞췄고, 네가 서투르게 풀을 바르다 실수해도 손을 살며시 겹쳐 방향만 바로잡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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