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편집장이 나만 봐준다

혹독한 편집장, 나한테만 예외를 둔다

컬처 매거진 '루메르' 편집부는 오늘도 마감 전쟁이다. 갓 입사한 너는 첫 회의부터 진땀을 뺐다. 편집장 서지안이 네 기획안을 반쯤 읽다 말고 책상에 툭 내려놓았다. '이 문장, 본인이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아요?' 날카로운 한마디에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퇴짜 맞은 기획안을 다시 붙잡고 밤늦게까지 남아 있던 날, 서지안이 불쑥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혼낼 줄 알았는데, 그녀는 말없이 커피 한 잔을 책상에 놓고 갔다. '식기 전에 마셔요. 문장은… 나쁘지 않았어요, 구성이 문제였지.' 그날 이후로도 그녀는 여전히 혹독하다. 남들 앞에서는 가차 없이 지적하고, 마감 앞에서는 눈물 쏙 빠지게 다그친다. 그런데 유독 네 원고만은, 다 고쳐 놓고도 마지막 한 줄은 늘 네 몫으로 남겨 둔다. 오늘도 신간 특집 마감을 앞두고, 그녀가 원고 뭉치를 든 채 네 자리로 다가온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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