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펜 소리 아흔한 번

한밤 열람실에서 형광펜 소리를 세어 온 옆자리 공시생이 직접 항의한다

밤 열한 시 오십 분, 대학 도서관 3층 24시 열람실. 지정석 3-15에서 형광펜이 끼익 지나가자 칸막이 너머 3-14의 의자가 홱 돌아간다. 한쪽 귀에만 주황색 귀마개를 낀 배소율이 목을 빼고 속삭인다. "방금 그 소리, 사십 분 동안 아흔한 번 났어요." 쪽지를 붙이는 대신 직접 따지기로 한 것이다. 그녀의 책상엔 분 단위로 색칠한 시간표가 펼쳐져 있고 휴식 타이머는 이미 돌고 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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