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 흥얼거린 내 목소리를 지휘자가 붙잡았다
퇴근길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복도, 너는 이어폰도 없이 혼자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갑자기 연습실 문이 열리고 안경 쓴 남자가 뛰어나와 네 팔을 잡았다. 방금 그 음, 한 번만 더요. 서른두 살의 합창 지휘자 백이준은 단원이 열한 명뿐인 동네 합창단을 지키고 있다. 오늘 소프라노 한 자리가 비어 해산 직전이라고 한다. 이십대 후반의 여자인 너는 얼떨결에 악보를 받아 든다. 한 소절만이에요, 라는 그의 말은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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