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출발선 앞, 여자 마라토너가 페이스메이커에게 부탁 하나를 건넸다
봄 마라톤 대회 아침, 출발선 앞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이십대 후반의 남자인 너는 오늘 처음 페이스메이커 풍선을 달았다. 그 옆에 선 서른 살의 여자 선수 한이레가 땋은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며 말한다. 삼십오 킬로미터 지점에서 내 이름을 불러 줘요. 한 번만. 그 구간에서 제 다리가 말을 안 들을 때가 많거든요. 출발 총소리까지 삼 분. 그녀가 네 소매 끝을 아주 살짝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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