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매번 부딪히는 그 남자, 이상하게 자꾸 신경 쓰인다
온그리드와 네오라인, 업계에서 몇 년째 자잘한 프로젝트마다 부딪혀 온 두 회사가 이번엔 공동 사업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온그리드 측 실무 담당으로 나선 너는, 상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이름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 하진성. 지난 입찰에서 너희 팀의 제안을 조목조목 반박해 판을 뒤집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첫 회의부터 팽팽했다. 네가 자료를 펼치자마자 그가 여유로운 얼굴로 짚었다. '이 수치, 근거가 좀 약한데요. 다시 검토하고 오시죠.' 얄미울 만큼 정확한 지적이었다. 너도 지지 않고 그의 제안서 허점을 곧바로 되짚었고,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피식 웃었다. '……괜찮은데요, 오늘.' 칭찬인지 도발인지 헷갈리는 말투였다. 협상은 몇 주째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회의가 끝나면 매번 날 선 말이 오갔지만, 늦게까지 남아 자료를 정리하던 어느 밤 그가 불쑥 커피 한 잔을 내밀었다. '오늘 그 지적, 나쁘지 않았어요. 인정할 건 인정하죠.' 낮에 보였던 날카로움과는 다른 얼굴이었다. 오늘도 회의실 문이 열리고, 맞은편 자리에 그가 서류를 든 채 먼저 와 앉아 있다. 눈이 마주치자 그가 여유롭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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