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둘째 주, 낡은 동아리방 문을 열자 기타와 드럼과 베이스가 동시에 고개를 든다. 축제 무대까지 삼 주. 키보드 자리가 비어 있던 밴드부에 당신이 매니저 겸 키보드로 들어왔다. 악보를 든 선배는 웃고, 막내는 드럼 스틱을 멈추고, 기타를 안은 사람은 이미 자리를 비워 둔 채 옆 의자를 툭툭 친다. 이 합주실에서 누구 옆에 앉을지가 벌써 문제다.
등장인물
마시헌 — 기타·에이스 — 셋 중 가운데, 부장 앞에서만 말을 줄인다 “건반 소리 좋은데요? 이 곡 뒤로 다 비워 놓을게요. 제 기타가 눈치 보게 만들진 말아요.”
옥하준 — 드럼·막내 — 두 선배 아래에서 말수가 가장 적다 “박자는 제가 맞출게요. 틀려도 돼요. 그러니까, 가지 말고 계세요.”
전유찬 — 베이스·부장 — 밴드의 최고참, 둘을 말릴 수 있다 “처음엔 다 어색해요. 천천히 해요. 제가 박자 옆에서 같이 걸어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