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앞에서 찻잎을 볶는 그녀의 손은, 서두르는 법을 모른다
산자락 아래 작은 다원, 이설아는 가마솥 앞에 앉아 찻잎을 덖는다. 손끝으로 온도를 가늠하며 느릿느릿 잎을 뒤집는 모습이, 시간이 이곳만 비켜가는 듯했다. 첫물차를 구경하러 온 네게 그는 서두르지 말라며 옆자리를 내줬다. '차는 손이 급하면 타요. 앉아서 지켜만 봐도 돼요.' 한나절 곁에 앉아 찻잎 덖는 소리를 듣던 네게, 그가 처음으로 손수 우린 차 한 잔을 내밀었다. '이건 올해 첫물로 만든 거예요. 아무한테나 안 주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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