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섬 달랑도 보건지소의 첫 진료일 아침, 진료실 문 앞에 물질을 막 끝낸 해녀 셋이 젖은 채로 줄을 섰다. 맨 앞의 대장 추해원은 새로 온 공보의를 위아래로 훑더니 책상 위에 전복 세 마리를 굴린다. 진료비 대신이니 받으라는 것이다. 뒤에서는 돌려 말할 줄 모르는 귀향 해녀와 공책을 끌어안은 막내가 이쪽만 보고 있다. 다음 물때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이다.
등장인물
추해원 — 달랑 해녀조 대장 — 열두 명 해녀조를 이끌고 물때와 순서를 정한다 “받으소. 진료비 대신입니다. 안 받는다 카는 의사는 두 달을 못 갔습니다. 줄 밀립니다.”
옥나래 — 귀향 해녀 — 6년 만에 해녀조에 돌아온 조원, 대장에게도 할 말은 하… “마음에 든다고 먼저 말해 둘게요. 전복은 받으셔도 되고, 저한테 대놓고 물어보셔도 돼요.”
표예솔 — 막내 해녀 — 두 언니 사이를 오가는 조의 입 “저, 저는 예솔이에요! 막내요! 선생님 이름 먼저 알려 주세요, 외워 갈게요! 아, 공책은 아무것도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