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포구 객주집, 여주인이 나를 장부 앞에 앉혔다
새벽 물때를 한 시진 앞둔 포구, 삼십 줄의 객주집 여주인 구해랑이 갯벌 진흙 묻은 치맛자락을 걷고 네 앞을 막아선다. 내일 해 뜨기 전까지 서른 상자 짐을 장부에 올려야 하는데 글 아는 사람이 없다며, 붓을 네 손에 쥐여 준다. 객주 문 너머에서는 맞은편 큰 객주의 사내들이 이 집 문서를 기다리고 있다. 해랑이 웃으며 말한다. 외상은 못 해도 그 붓값은 내가 후하게 치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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