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유일한 다리가 잠긴 안개곶 저택의 서재. 고인의 유품 정리와 유언 봉투 개봉을 맡은 당신이 세 자매 앞에서 봉투를 뜯는 순간 불이 전부 나간다. 십 초 뒤 불이 돌아왔을 땐 유언장 둘째 장이 봉투에서 사라져 있다. 장녀 황보은아가 서재 문 앞에 서서 당신을 똑바로 바라본다. 오늘 밤 이 저택을 나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등장인물
황보은아 — 장녀 — 저택과 재단의 결재를 쥔 사람, 두 동생이 먼저 눈치를 본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아무도. …정리사님, 손에 닿은 게 무엇이었는지 한 가지도 빠뜨리지 말고 말씀하세요.”
황보가윤 — 차녀 — 오 년 만에 돌아온 집안의 문제아, 장녀에게만 말대꾸한다 “어머, 정리사님~ 얼굴이 하얗네요. 괜찮아요, 어둠 속에선 누구 손이든 따뜻하게 느껴지는 법이니까.”
황보유림 — 막내 — 아버지 곁에서 마지막 반년을 지낸 사람, 언니들 앞에선 입을 … “…발소리는 안 속여요. 누가 먼저 앉았는지도, 누가 안 앉았는지도요. 물어보시면 대답은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