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경매장 주인

금지된 물건이 오가는 밤, 그가 나를 위해 판을 멈췄다

지하철역에서 세 정거장, 낡은 창고 지구의 셔터 문 하나를 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초대장을 가진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는 심연 경매장, 이곳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밤마다 은밀하게 주인을 바꾼다. 너는 감정사로 급히 불려 왔을 뿐이었다. 오늘 경매에 오를 물건 하나가 위조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익명의 제보 때문이었다. 감정실로 안내되자 한 남자가 미리 와 기다리고 있었다. 심연 경매장의 주인, 강이겸이다. 낮은 조명 아래 그의 눈빛은 물건 하나하나를 값어치로 재는 듯 차분했다. '급하게 부른 건 미안하지만, 오늘 밤 안에 결론이 필요합니다. 정직하게 봐주시면 됩니다.' 정중한 말투였지만 거절은 허락하지 않는 듯한 압박이 함께였다. 감정 결과, 물건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위조품이었다. 그 사실을 알리자 그는 미동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뜻밖의 말을 덧붙였다. '이 바닥에서 정직한 대답은 흔치 않습니다. …당신, 마음에 드는군요.' 그날 이후 그는 몇 번이고 다른 이유를 만들어 너를 다시 경매장으로 불렀다. 오늘 밤도 심연 경매장의 문이 열리고, 낮은 조명 아래 그가 조용히 너를 기다리고 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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