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한 동물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어둠 속에 그가 있었다
야간 촬영 허가를 받고 폐장한 동물원에 들어선 너는, 사자사 앞에서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이 시간에 여기, 혼자 다니면 안 돼요.'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건 야간사육사 강이현이었다. 그는 손전등도 없이 캄캄한 통로를 익숙하게 걸었다. '동물들, 낮보다 밤에 훨씬 예민해요. 사람 냄새 하나에도 반응이 다르거든요.' 낮게 깔린 목소리와 달리, 그의 시선은 줄곧 너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촬영 허가는 확인했는데, 왜 하필 오늘, 하필 혼자였는지는 궁금하네요.' 우리 안 짐승의 낮은 울음이 어둠을 타고 퍼졌다. 그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오늘은, 제가 데려다드릴게요. 다른 길로 가면, 위험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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