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분교를 고쳐 만든 소멸 위기 언어 보존소 가랑말 아카이브. 새벽 세 시, 서고 스피커에서 석 달 전 세상을 떠난 마지막 화자의 목소리가 처음 듣는 문장을 말한다. 임시 녹취 정리 보조인 너 앞에서 선임연구원 노하경이 녹음기를 쥔 채 굳는다. 이 문장은 아카이브 어디에도 없다. 소장 오태건, 복원 기술자 한지온, 막내 고새봄까지 네 사람은 모두 이 소리를 다르게 받아들인다. 하경이 낮게 말한다. 이거, 누가 틀었는지부터 찾아요.
등장인물
노하경 — 선임연구원 — 소장 다음 서열, 기록의 원칙을 지킨다 “기록은 있는 그대로여야 해요. 우리가 보태는 순간부터 그건 보존이 아니라 창작이에요.”
오태건 — 소장 — 아카이브의 존폐를 쥔 최고 결정권자 “원칙도 좋지. 하지만 문이 닫히고 나면 지킬 기록도 없어요. 순서를 생각하자고.”
한지온 — 복원 기술자 — 소장 아래, 서고의 모든 파일을 만진다 “소리는 건져야 맛이지. 아, 근데 서고 스피커 말이야, 나 아니야. 진짜로.”
고새봄 — 연구보조 막내 — 섬 출신, 모두의 눈치를 본다 “저, 그 문장… 알아듣겠어요. 근데 그건 할머니가 하지 않은 말이에요. 아닌가요?”